In a Barley Field

@ danbi02763

명방 드림 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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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어느덧 너는 로도스 아일랜드와 오랫동안 동행해 왔구나.
너는 단지 자신은 나그네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여전히 네가 우리 곁에 있다는 걸 축하하고 싶어.
나는 네가 있었던 시대를 볼 기회가 없었지. 그곳은 모든 사람이 재앙과 광석병에 시달리지 않고, 말과 그리움이 눈 깜짝할 사이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하던데.
그건 확실히 아름다운 과거야. 하지만 네가 여전히 홀로 만년을 뛰어넘는 여정에 오르기를 원한다면, 너는 이 대지에 대해 반드시 기대를 갖고 있을 테지.
아미야와 켈시의 곁에 계속 남아줘, 박사.
나는 네가 다시 이 세상을 사랑하고, 다시 희망과 미래를 선택할 것이라고 믿으니까.
박사, 고마워.
——테레시아의 녹음 , 마지막 업데이트 ■■■■년 1월 1일 0시 0분

박사, 테레시아는 이런 순간을 예상했어.
'문명의 존속'에게 테레시아에 대한 모든 것을 물어볼 것이라는 걸, 호기심이나 양심의 가책 때문에,
너는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가 왜 네게 이렇게 무거운 기대를 걸었는지, 그리고 왜 네가 그런 '배신'을 했는지 알고 싶을 거라고.
그래서 그녀는 특별히 너를 위해 이 메모들을 녹음했어.
네가 묻고 싶은 문제에 대한 답은, 과거에 있지 않아.
박사, 너는 겉만을 믿어선 안돼. 설령 네가 여기에서 그녀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찾을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속에서 완전한 그녀를 알 수 없고, 너는 영원히 다른 사람의 말 속에선 완전한 자신을 알 수 없을 거야.
박사, 너 자신에 대해 테레시아가 네게 말하고 싶었던 건 그것뿐이야. 너는 그녀의 절친한 친구이자, 그녀가 가장 신뢰하는 동행자였으니까.
네 여정을 계속해, 박사.
오직 자신의 길 속에서만, 그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그것도, 너 자신에 대한 해답을.

 

 

30대 후반 추정, 여성. 끝이 살짝 희게 바랜 검은 머리칼은 종아리까지 닿는 정도의 길이로 대충 묶어서 옆 머리칼은 묶이지 않은 채 흘러내린다. 눈은 고동색에 가까운 탁한 금안.
 

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긴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성격. 지위가 지위인 만큼 거래처와의 협상이 필수이니 포커페이스에 능하지만 자신을 신뢰하는 오퍼레이터 앞에서 애써 표정을 숨기지 않는다. 적어도 함선 내의 사람들에게는 가리지 않고 평이한 말투를 사용하며, 존대는 사용하지 않는다. 상대를 부르는 호칭은 당신, 혹은 코드네임.

 

박사 개인의 가치관, 혹은 신념과는 별개로 타인의 기대에 걸맞는 목표와 결과를 최우선 삼는다. 이때 타인이란 아미야와 켈시를 포함한 로도스의 핵심인물. 기억을 잃은 현재 시점에서 박사가 대대적으로 보이는 행보는 본인의 신념에 의한다기보단 사명에 가깝단 느낌이다. 달성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남들의 눈엔 도박처럼 보이는 리스크 감수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명 자체에 있어 맹목적이지는 못하다. 자신에겐 과거의 기억이 없기 때문에.  앞만 보고 나아가기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자꾸만 발에 채이기에. 그러니 끊임없이 뒤를 돌아보고, 바닥을 살펴야만 한다.

 


 

 

박사는 많은 물음에 모호한 답을 내놓습니다. 

 

 

당면한 현실을 바꿀 수 있나요?

'확답할 수 없다. 그러나 가능성을 부정하진 않을 것이다.'

 

본인의 기억을 전부 되찾은 후에도 지금과 같은 모습 그대로 나아갈 수 있나요?

'현재로서 알 수 없는 사실을 확신하지 않겠다. 나는 과거의 나를 모른다. 애초에 둘을 같은 사람이라 볼 수 있을까? 아미야는 그렇게 생각해줄지 몰라도 나는 제대로 답할 수가 없다. '나'를 모르기 때문에.'

 

당신은 지금 곁에 있는 이들을 신뢰할 수 있나요?

'그들이 나를 믿어주는 만큼.'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이유는 박사가 본질적으로 연구자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가설이 틀릴 수도 있는데 검증 단계에서 답을 내놓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명확한 답이 없다고 하여 의기소침해지거나 우울해하는 편은 아닙니다. 많은 것이 혼란스럽지만 당면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네요. 아직 알 수 없는 미래를 앞서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속 없이 태평한 인물처럼 보일 수도 있고, 신중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누군가는 베일에 싸인 인물처럼 느낄 수도 있겠죠. 박사는 여러 오퍼레이터들이 자신에 대해 갖는 수많은 이미지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습니다. 


로도스에서 박사의 위치란 '수많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모을 수 있는 축'입니다. 때문에 오퍼레이터 각자가 가진 생각이 어떻든 전면으로 부정하지도 않습니다. 일단 감염자를 구한다는 이념에 부합한다면, 그리고 그들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세세한 부분에서 그들의 생각에 간섭하지 않고 너그러이 받아들입니다. 그런 불완전하고 다양한 집단이기에 해낼 수 있는 일도 분명 있을 것이라 말하면서요. 하지만 방황하는 이가 있다면 그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죠.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 생각이 정말 자신의 것이 맞는지, 나아가는 길에 확신이 있는지를 물어보며 고민할 여지는 만들어주는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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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커미션 자료  (0) 2023.11.19